아내의 외할머니께서(처외조모) 종종 "말년에 재산을 안 가지고 있으면 자녀를 불효자로 만든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최근 들어서 정말 마음에 와 닿네요.

 

연세 많으신 부모님을 모시는건 효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서 도덕논리가 당연히 지켜질거라고 믿는 건 무리가 있을 듯 싶네요.

 

외할머니께서는 말씀하신 걸 실천에 옮기셔서 당신이 생활하실 생활비와 전세보증금을 그대로 가지고 계셨습니다.

 

 

 

 

재산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건 아니겠지만, 말년에도 자녀분들이 안부전화도 계속 드리고 서로 연락도 하며 관계가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희 집안 분위기를 보니 답답하네요.

 

 

 

 

아버지께서 환갑 너머까지 일을 하시면서 돈을 버셨는데, 칠순이 넘어 새어머니와 황혼이혼하시면서 집을 팔고 정리한 돈을 모두 새어머니께 탈탈 털어 주셨다네요.

 

저와 친어머니께서 말년에 재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그대로 가지고 계시라고 말씀드렸었는데도, 아버지께선 처음엔 도둑 맞았아서 잃어버렸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거짓말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소득이 없어 이사한 집에 월세도 못 내고 계시는 걸 알게 되어 저와 제 동생들이 매달 생활비를 보태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아버지께서 이사를 하셨는데 제 동생들은 전혀 모르고 있더군요. 안부전화를 한달에 한번 정도나 하는 모양입니다.

 

작년에 얼마 안되는 월세보증금문제로 아버지께서 손을 벌리신 이후로 요녀석들이 안부전화드리는 것도 부담스러워진 모양입니다.

 

 

 

외할머니께서 "말년에 재산을 안 가지고 있으면 자녀를 불효자로 만든다"라고 하신 말씀이 정말 가슴에 와닿네요.

 

아내가 저보고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이들어서 을 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그 말에 공감하면서도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