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주변에 보면 정말 웃긴 이름을 가진 친구도 많았습니다. 어릴 때 놀림도 많이 당하고 해서 안 좋은 기억을 제법 가지고 있더군요.
왜 그렇게 작명을 했을까? 전혀 이해가 안 된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아이가 생기니 알겠더군요.
임신 전부터 아내와 첫째 이름짓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뱅글뱅글~ 정말 마음에 드는게 안 떠오르더군요.
임신하니 아버지, 어머니, 주변 친척들도 작명해서 주기도 했지만 저희 맘에 들지 않았죠.
어떤 건 무난해서 싫고, 어떤 건 너무 튀어서 싫고, 뉴스 등에서 나오는 흔한 것도 싫고, 그렇다고 너무 안 쓰는 말도 싫고..
정말 뭐 그리 걸리는게 많은지.. 저희는 스스로 전혀 까다롭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전혀 그렇지 못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만삭 때까지 결정하지 못 했죠.
출산할 때가 되니 슬 조급해지면서 어느 순간 마음에 와닿는 게 있더군요.
아내에게 그걸 얘기했더니 100%는 아니지만 맘에 든다고 해서 그렇게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거쳐서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다른 부모님들도 다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결정하지 않았나 싶네요. 어느 누가 쉽게 정했을까요?
이렇게 힘들게 나왔지만, 정작 평생 그 이름으로 불리는 당사자 본인의 생각은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으니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죠.
그러다보니 개명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앞뒤 사정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같지 않나 싶습니다. 제 딸이 나이들어서 개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전 반대는 못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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